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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22. 2. 27 ~ 3. 1국내여행 2022. 3. 2. 17:27
여행 기록 요약
- 일시 : 22. 2. 27 ~ 3. 1 (2/3)
- 장소 : 속초
- 주요방문지
장소명 설명 평점 장사항 조용하고 한가한 해변
주면에 예쁜 카페도 많은데 사람이 없어서 좋다
계단 쪽 잘 찾아보면 작은 바위동굴이 있어 바람도 피할 수 있다4.5 청간정 공사중이라 정자에 올라가 보진 못했지만 엄청 넓은 해변이 숨어 있음
군부대 바로 옆에 멋진 해수욕장. 여름엔 사람이 많을 수도4.5 아야진해변 회사가 개발할 곳이라 해서 호기심에 가본곳
의외로 엄청 넓고, 카페들도 잘 되어 있음에도 한적한 편
해변을 잘 꾸며 놓은 건 덤. 속초하고 가까운 곳에 보물같은 해변5.0 고성왕곡마을 별 기대않고 갔지만, 너무 좋았던 곳
개들이 많은 것 제외하곤 다 좋았음.
특히, 엄청 해피하신 주인이 계신 화인당 카페 & 한옥민박
날씨가 좋았던 탓이겠지만, 가만히 기단에 앉아 분위기 내니 그 자체가 힐링4.5
(원래 5점이나 강아지 많아서 감점)영금정 동명항에 붙어있는 정자.
정자가 두개인데 모두 영금정인게 특이
둘 모두 경치가 괜찮고, 각각의 영금정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쉽게 갈 수 있으나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음4.5 등대전망대 힘들게 올라간 거에 비하면 아쉽. 그래도 사람도, 개도 없어서 좋았다.
가만히 앉아 있다 오면 나름 힐링.3.5 청초호 엄청 잘 꾸며놓은 곳. 항상 닭강정 사러 앞에만 왔었는데, 이렇게 좋게 잘 꾸며 놓았을 줄 모름. 밤산책도 좋음. 대신 개가 많다 ㅠ 4.5 영랑호 경치 최고, 정말 좋은 곳 같은데, 내기준에는 평점이 깎일 수밖에 없다.
순전히 날씨탓. 날씨는 엄청 맑았는데, 바람이 넘 많이 불어 추웠음.4.0 - 주요먹거리
장소명 설명 가격 평점 (첫 날 아침)
세연네
양평해장국어렵게 찾은 맛집.
속소에 일찍 와서 든든한 아침식사로 손색 없다.
깨끗하고 적당히 친절하고, 음식 맛있음. (약간 자극적이긴 함)
설악산 뷰 경치도 좋은 건 덤양평해장국
10,000 / 1인4.5 (첫날 이른 저녁)
속초붉은대게
게싸다구속초에서 가장 유명한 대게 포장집.
유명한 곳은 악평도 많아 걱정되기도 했고, 줄 서기도 싫어서 꺼려졌는데
악평과 달리 충분히 친절하고, 대게도 맛있었다.
줄만 짧으면 재방문 각.
다만 시장은 넘 번잡해서 반려인 입장에서 피해야 할 듯대게 A급 65천원 /kg
홍게 12천원/마리
볶음밥 2천원
대게1, 홍게2, 볶음밥 2해서 총 90천원4.0 회포장 (상호 모름) 사촌형이 포장해 온 것. 퀄도 좋고, 매운탕 감도 넘 정성스럽게 준비해 줬다. 5만원 4.5 (둘째날 점심)
완도 회 식당물회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곳
기본 12천원, 특 15천원
아쉽게도 점심 식사까지만 하는 거 같고
겨울이라 그런지 오징어는 11시30도 안 됐는데 안 된단다.
특 한 그릇만 포장해서 둘이 먹었다.
특별하진 않으나 적당한 가격에 맛있게 먹음1.5만원 4.0 (둘째날 저녁)
소야삼교리
동치미막국수
속초점속초에서 가장 유명한 막국수 집 중 하나
근데, 너무도 놀랍게 건강한 맛이다.
자극적인 맛이 1도 없다 시피함
보통 맛집은 자극적인 맛이 기본인데 그러지 않음에도 장사가 잘 되는 게 신기.
분명 기존 막국수 생각하면 호불호가 걸릴 수 있는데
나는 처음엔 약간 '뭐지?' 했다가, 먹다보니 극~~~호가됨
사람도 엄청 친절하고..
만석닭강정 앞이라, 밥먹고 닭강정 포장하고,
청초호 산책하기 딱 좋음막국수 8,000원
수육 소 23천
대 29천?
막국수만 먹고 옴5.0 (셋째날 아침)
단천식당아바이마을에서 꽤 유명한 집
근데, 사실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아바이 마을에 있는 지는 몰랐다.
유명한 식당이고, 엄청 큼에도 진짜로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명태회냉면도, 아바이 순대도명태회냉면,
아바이순대
각 8천원
명태회 포장 25천원5.0 번외
(둘째날 야식)
숙소 밑 튀김집
(유정이네 튀김)
& 몽트비어몽트비어 괜찮고, 튀김은 살짝 싱겁지만 바삭한 식감이 엄청 맛있음. 모듬튀김 만원
맥주 잔당 5~6천원상세 이야기
샌드위치데이 (2/28) 라 강제연차를 써야 된 하루.
사실 다음주 아버지 생신이라 주말에 형님네가 올라온다고 하기도 하고
나 말고도 많은 이들이 휴가를 쓸 것이라 엄청 분빌듯 하여 이번에는 따로 어디 가지 않고 집에서 쉬려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다가올 수록 '그저, 몇 안 되는 소중한 휴가를 헛되이 보낼 수 없지' 라는 자기합리화
그리고, 형님네랑 토요일 저녁만 같이 하기로 하여 시간이 남는다는 오묘한 조화 속에서
어느 순간 Airbnb를 기웃거리고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적당한 가격에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숙소를 발견한 이상,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전차를 탄 것이다.
정신차리고 보니 Airbnb에서 예약 문자가 날아오고, 속초에 맛집과 갈 곳들을 검색한다.
교통 체증을 극혐하는 성격에 아침 새벽 5시 부터 부산을 떤다. 덕분에 속초로 가는 길은 너무도 평온하다.
대한민국의 동서를 완벽히 가르는 태백산맥- 비록 태백산맥이 완전히 중앙은 아니나, 태백산맥의 높은 산들 덕분에 이를 기준으로 자연도, 날씨도, 문화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영동과 영서로 나뉘는 것일 것이다. - 터널을 지나고 나니
갑작스레 새로운 세상 - Snow land가 펼쳐진다. 빼곡한 침엽수림 위로 하얀 눈꽃이 너무도 곱게 살포시 내려앉았다.
분명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하얀세상이 펼쳐지긴 했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하얗지만은 않은,
초록과 하얀색의 조화가 오묘하다 못해 환상적이다.
문득, 항상 부족함에도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 지, 때로 병적이라 할 만큼 끝없이 완벽함을 추구하는 내 자신에게,
과연 무엇이 완벽인가에 대한 의문을 고찰하게 된다.
때론 온전함보다 약간의 결핍이 더욱 완벽한 것일 수 있다.
온전히 완벽한 것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것에서 오히려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것은 아닐까?
반대로, 부족함이 있다는 것은 채워 나갈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것이고,
부족함과 채워짐의 조화가 있는 것이 더욱더 현실적인 완벽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아닐까?
만약, 저 침엽수림이 온전히 하얀 눈에 뒤덮여 있었다면, 그건 너무도 뻔한 눈꽃이었을 테고,
결코 이러한 감동은 다가올 수 없으리라.
달리는 차 안이라 사진 한 장 못 찍고 지나침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어차피 사진으로는 못 담을 거,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깊이 깊이 저장하련다.
그리고 살짝 모자름이 더욱 멋지게 느껴질 수 있는 것처럼, 가끔씩은 이렇게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풍경을
아쉬움 가득히 주차간산으로 즐기는 것이 더욱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고 여기며, 아쉬움을 달래 본다.
정말 운이 좋게도 하늘도 파랗고, 살짝 눈덮인 설악산이 또렷이 보일만큼 날씨가 맑다.
계속해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설악산이 눈앞에 다가와 밝게 맞이하며, 속초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새벽부터 부단히 서두른 덕에 아침식사 하기 딱 좋은 9시 정도에 미리 정해둔 식당 - 세연이네 양평해장국 -에 도착하였다.
속초 맛집을 검색하면, 바닷가라 그런지 횟집이 많이 나오고, 유명한 아바이순대나 홍게, 막국수 집이 주로 나와
속초 여행 첫끼, 아침식사로 먹을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아침 첫끼의 조건은 세 가지
1. 새벽부터 달려온 나에게 뜨끈한 국물로 속을 달래주며 다독여 줄 것
2. 가능한 속초 입구 쪽, 그리고 오늘 계획상 첫 여행지인 영랑호 쪽에 가까울 것
3. 웬만하면 너무도 자주 간 아바이순대국은 피할 것
이었는데, 그에 딱 맞춤한 가게다. 거기다 설악산 울산바위 뷰 (관광지가 아니라, 일반 동네다 보니 중간 중간 전선주가 가리긴 하지만) 는 덤.
너무도 식상한 표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약간 잘못되었다.
금강산도 "맛있는 식당에서의" 식후경. 이라 해야 맞다.
첫 끼가 맛 없으면 여행 전체를 망칠 수도 있는 거니까.
든든한 식사후 처음으로 찾은 곳은 영랑호. 한 없이 맑은 날씨에 설악산이 감싸 안은 파란색 호수가 참으로 멋지다.
그렇지만, 너무 춥다. 분명 일기예보에 따르면 맑고 훈훈할 거라 했는데, 설악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계곡과 부딪히며 거센 바람과 물결을 일으키니, 편안한 마음으로 풍경을 즐기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마치 외모는 예쁘나 성격은 까칠한 여성과의 소개팅 자리 마냥, 뭔 가는 해야 될 거 같은데, 말을 하면 할수록 어색해 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그래도 꿋꿋하게 사진 몇장 찍고 영랑호 주변 데크를 따라 산책을 나섰는데, 문득 궁금하다.
저 호수는 민물일까 바닷물일까? 저 정도로 강하게 일렁이는 파도와, 파랗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검푸른 색깔은 영락없는 바다다. 원래부터 호기심이 많지만, 여행지에서는 그러한 호기심에, 호기까지 더해지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무모하지만 살짝 손으로 호숫물을 찍어서 먹어본다. - 완전 짜진 않지만 - 짭짜름함이 느껴진다. 분명 바다 호수일 것이다.
계속해서 걷다 보니, 성격이 까칠하겠다는 생각은 연예인급 외모를 지닌 첫인상에
홀로 주늑 든 소개팀 남의 편견이었을 뿐 막상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실은 속깊은 사람이었던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람이 잦아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날 받아 주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자격지심이건 뭐건 간에
내가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니까. 바람은 잦아 들었어도 여전히 춥기도 하고,
좋은 곳이다 보니 강아지와 함께 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되어, 아쉽지만 바로 장소를 옮기기로 한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속초 출신 유튜버 겸 블로거 “첸아빠” 님이 한적한 바닷가로 소개한 장사항 해변.
사회성 1도 없는 우리집 멍뭉이와의 여행을 위하여 콕 찝어둔 여행지이다.
영랑호에서 5분? 정도 걸렸나.
첸아빠님의 소개는 너무도 정확했다. 강아지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미역 따는 현지인 몇 분과,
가족단위 여행객 두, 세 팀 정도가 다다. 여전히 바람은 차지만 여기야 말로 우리를 위한 장소임을 확신하고 시간을 갖고 둘러보기로 한다.
이곳 저곳 거닐다 보니, 해변 입구쪽에 3면이 바위로 가려져 마치 동굴과도 같이 바람을 잘 막아줄 장소를 찾았다. 아싸라비아 유레카. 여기가 바로 우리를 위하여 프라이빗하게 준비 해 둔 아지트다. 바로 돛자리를 깔고, 앉았다 누웠다를 반복하며 시간 죽이기를 한다. 마침 해도 더 떠오르고, 물 때가 바뀌었는지 바람도 잦아 든다. 한 순간에 겨울에서 봄으로 바뀐 것마냥 포근하다. 가만히 물멍하고, 계속해서 살짝 왔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관광객들 구경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저 사람들이 우리 쪽을 볼 때면, - 당연히 아무 생각 없이 본 것일 테지만 – 우리를 무척 부러워하는 것 같다. "미안하지만 아직은 방 뺄 생각 없습니다."
한 두 시간 죽 때리기 신공을 마치고 다음으로 찾은 곳은 강원도 고성 청간정.
바닷가에 있는 누구나 알 만한 정자를 생각하며, 차를 타고 가는데, 역시나 저 멀리 바닷가에 빼꼼히 솟은 정자가 보인다. 원래 아는 맛이 무서운 법. 분명 '경치는 한 경치 할 거다'는 마음으로 잠깐 들르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아뿔사... 정자는 공사중이라 갈 수 없다네. 그런데, 정자로 올라가는 길에서 사람들이 내려온다. 뭐지? 공사 끝난 건가? 반신 반의하며 길을 오르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펼쳐진다. 정자로는 갈 수 없지만, 그 길을 따라가면 바다가 펼쳐지는데, 펼쳐진다는 표현 밖에 할 수 없는 내 글쓰기 솜씨가 개탄스러울 정도로 넓고 깨끗한 바다가 나타났다. 절경의, 그렇지만 너무도 뻔한 정자를 생각하고 왔는데,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만한 해변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날씨가 피처링한 탓이겠지만, 안 왔으면 큰일날 곳이었다. 옆에 가족 관광객이 물수제비 놀이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좀 따라하는데, 예전만큼 실력이 안 나오며 (사실 예전에도 잘 하지 못했던 거 같기도...) 약간 체면을 죽인다.
사실, 나에게 ‘고성’이라는 이름은 너무도 멀기만 한 곳이었다. 고성하면 주변사람들이 군대 간 얘기만 나오고, 사촌형이 수색대에 근무하기도 하여 북한과 맞닿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지역, 그저 군인들만 득실대고 남북의 대치속에서 때로 총성도 오가는 위험 지역으로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속초에서 이리도 가깝고, 이처럼 멋진 장소를 품고 있었다니. 내 자신의 편협함에 다시금 놀라고 부끄러워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바닷가가 군부대를 옆에 끼고 있는데, 너무도 고성스러운 매력이 한 것 느껴진다.
이왕 온 거 우리회사에서 개발을 추진 중인 아야진에도 가 보기로 한다. 역시나 여기도 가깝네. 사실 회사에서 고성에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우리회사가 너무 공격적인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 또한 나의 편협함에서 나온 어리석은 판단에 불과함을 인정하는데는, 단 한 걸음의 발걸음이면 충분했다. 이래서 내가 돈을 못 버는 거겠지. 그리고 이래서 견학이 중요한 거다.
원래는 아야진항과 회사에서 추진 중인 사이트만 들르려 했는데, 가는길에 아야진 해변이 나와서 함께 들렀다. 여기도 안 왔으면 큰일날뻔 한 장소. 무언가 드라마 같은 걸 촬영하고 있으니 (다음날 또 왔는데 그때도 촬영할 정도) 그 자체로 말 다한 곳이지. 해변가 도로와 인도가 넓직넓직하여 산책하기도 좋은데다, 이쁜 바다뷰 카페와 식당도 즐비하다.
해변가 인도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뭐 경치는 말 해 뭐해지. 회사에서 왜 이곳을 추진하는 지 이해를 넘어 나의 부끄러움이 커지는 만큼 회사의 안목과 개발사업 역량에 대한 신뢰가 커진다.
이렇게 열심히 좋은 곳을 돌았음에도 새벽부터 부지런을 떤 덕에 아직도 2시가 안 되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이른 저녁을 먹는 거로 계획하고 움직인 결과이기도 하겠지. 어찌됐건 갑자기 가야 할 곳이 없어져 붕뜬 느낌마저 든다. 어딜갈까 찾아보다가 바다는 충분히 봤으니, 고성에 있는 한옥 고택이 모여있는 왕곡마을로 가기로 한다.
사실 한옥마을이라 하면 그냥 한옥 몇 채 모아놓고 한옥마을이라고 하거나, 전주 같이 한옥상점이 죽 늘어서서 관광객을 유혹하는 번잡하고 상업화 된 곳 둘 중 하나만 봐 왔기에 사실 별 기대 안했다. 당연 후자는 아닐 거고, 전자이겠거니 하고, 그냥 머 살짝 10 ~ 20분 정도만 걷고 오자는 마음으로 찾았다.
하지만 여기도 반전. 일단 설악산 자락의 얕으막한 산들을 끼고 있는 꽤 넓은 마을이 따뜻하게 맞아준다.
집들도 모두가 별 차이 없는 기와집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제 멋대로 던져 놓은 듯 기와집과 초가집이 흩 뿌려져 있는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앞서 고찰한 완벽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떠 올리게 한다고 할까? 무언가 정돈되지 않은 부족함이 오히려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편안함을 안겨주어 관광객과 관광지가 하나가 되며 비로소 완벽의 조화를 이끌어 낸다.
집은 공간이다. 그 공간은 사람의 온기가 스며들면서 완성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곳이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지 않다면, 혹은 따뜻한 온기를 가져올 외부인들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이, 차갑게만 다가왔다면 이 공간은 죽은 공간, 폐허가 됐을 것이다. 비록 숙박 등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업적인 용도로 주민과 거주민이 선을 긋고 마치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 따위는 이곳엔 없는 것 같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산책과 한옥 벽에 기대어 멍때리기 사진찍기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들른 작은 – 주인 표현으로 - 구멍가게 카페(화인당)에 들렀다. 테이블 2개뿐인 카페이고, 마당 아무대나 앉아서 차 한 잔 하는 시스템. 주인분이 조증 환자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긍정의 힘이 넘치고 친절하다. 알고보니 이 동네가 고향이고, 부모님과 함께 현재도 살고 있으며, 카페는 숙박시설을 겸한 곳인데, 원래 외할머니 댁이라고 한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주인의 활기참이 이 마을의 기운에서 나온 것임을 이해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어려서부터 산과 여행을 좋아한 내게 속초는 너무도 익숙한 곳이었다.
설악산 산행을 하게되면, 시작이 됐건 마무리가 됐건 항상 한 번은 들려가던 곳이고
동해 쪽 여행을 하게 되면, 한 번 쯤 들러가곤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니 속초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순대국 먹으러 아바이 마을 한 두 번 가고, 속초시내에서 회나 물회 한 두번 먹어본 거 외에
제대로 속초를 즐겨본 적이 없다.
너무도 익숙해서 소중함을 모르게 되는 것처럼, 언제부터 인지 속초를 너무 무시했던 것 같다.
속초는 그저 관광지라기 보다 그냥 밥 한 끼 먹기 좋은 도시 정도로 여기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 속초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아니 이제사 제대로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내 자신과 속초에게 미안하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속초는 앞으로 내가 계속해서 찾게될 사랑하는 가족이 될 것 같다.
2022. 3. 2. 양마니 커플 마니 (이상 1일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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