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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2025 남산 단풍 산행산행기 2025. 11. 26. 19:59
2025. 11. 2 (일)
서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관광 도시로서
해마다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많은 서울사람들은 서울은 볼 것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아마도, 익숙함에서 오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 중 많은 이는 서울의 유명 명소에 가보지 조찬 않고
그저, 본인이 사는 곳이다 보니 볼 것 없다고 폄하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서울사람들 또한 한 번은 가봤을 곳이 있다면,
아니, 가 보진 않았어도 인정할 만한 곳이 있다면
그것은 남산일 것이다.
남산은 그렇게 서울의 대표명소로서 수천년을 올곧게 자리잡고 있다.
익숙해서 그렇지 남산도 명색이 산은 산이다.
케이블카나 버스를 타고 오른다면 모르겠지만,
걸어서 올라가는 길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남산에 오를 수 있는 루트는 다양하다.
명동이나 남대문 쪽에서 남산 도서관을 거쳐서 올라가는 게 가장 보편적이고
충무로쪽에서 남산골한옥마을을 거쳐 올라가는 코스나
용산, 이태원 쪽에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남산의 시작점 남산골 한옥마을 우리는 남산골한옥마을을 거쳐, 명동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짙어가는 가을의 풍광을 만끽한 후
조금은 쌀쌀해진 날씨에 맞춰
뜨끈한 국물의 칼국수 한 그릇 먹고자 하기 때문이다.
남산골한옥마을은 규모가 제법 되는데
올 때마다 뭔가 행사를 하는 느낌이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축제가 열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떤 행사인지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 여럿이 앉아 명상에 잠기는 행사도 보고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타임캡슐 광장에 들어선다.
사실 타임캡슐 광장은, 처음 왔을때는 실망했던 곳이다.
뭔가 캡슐이 있을 거 같았는데,
우리를 맞이하는 건 그저 커다란 돌 상 하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지금, 나이를 먹은 탓인지 뭔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전에는 아무 감흥이 없었는데,
지금 이 순간 2398년도에 열어볼 것이라는 글귀를 보니
내 삶이 정말 길지 않고, 어찌보면 순간에 지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 짧은 생에서 뭘 더 잘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거리나 싶기도 하고
그 짧은 삶조차 마냥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모습에 한숨이 지어지기도 한다.
2398년에는 나라는 존재는 흔적조차 없을 텐데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이 타임캡슐에 담긴 수장품들을 보고
어떠한 생각을 할까?
참으로 궁금해 진다.

타임캡슐 광장. 내가 죽고 나서도 한참 뒤에야 열어보겠지? 타임캡슐 광장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남산 가을 단풍산행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은 약간의 언덕을 오른 후
마주하게 되는 커다란 육교와,
사람이 다니기에 살짝 불편할 수 있는 터널을 기점으로 한다.
서울 중심가 한복판에 있는 산 답게
너무도 잘 포장되어, 오히려 사람이 걷기에 불편한 길이 이어진다.
어찌보면 편리라는 이름은 때로 다른 누군가의 불편을 담보로 한다.
자연은 사람에 의해 불편해 지고
사람은 기계에 의해 침식 되어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걸을 길을 차량에게 뺐긴 느낌이랄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이 길도 잠시.
조금만 지나면 비록 포장된 도로이긴 하지만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을 만나게 된다.
이 길을 따라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운동삼아 걷기에 딱 좋은 길이다.
하지만, 산이라고 하기엔, 아직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면 본격적인 등산로를 맞이하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 등산로라고 해 봐야
역시나 데크 계단으로 잘 닦여 있는 길이다.
한국사람은 물론 전세계 수많은 이가 찾는 곳이다 보니
아기자기함 보다는 안전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탓일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쉽지만은 않다.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데크를 만나면
엉덩이에 자석이라도 붙은 냥 의자에 달라 붙게 된다.
그런데, 이 곳에 쉬는 장소를 만든 이유가 있다.
중간 중간 쉬어가게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 장소가 바로 뷰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남산에서 바라보는 청와대를 비롯한 시내한복판의 모습은
문명의 이기마저 감싸 안아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남산 오르는 길에 쉼터에서 바라보는 풍경 몇 차례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남산, 아니 서울의 상징인 남산타워를 오랜만에 마주하는데
수도 없이 올라온 곳이건만 오늘은 웬지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
지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떠나간 데니스와 함께 와 보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
이런 곳이라면 데니스도 충분히 와 볼 수 있었을 거고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은 다른 멍멍이들 때문에 산행이 쉽지 않겠지만
예전에는 강아지도 많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게을렀던 것인지, 그저 데니스가 계속 함께할 거라 믿었던 것인지
이제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진다.
수도없이 올라왔건만 남산타워에 들어가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에는 살짝 들러봤는데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고 재밌는 게 많다.
굳이 타워에 올라가지 않더라도 한 번 쯤 들러볼만 한 곳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남산타워에서 시간을 보낸 후, 오늘의 주목적인
뜨끈한 국물의 칼국수를 향해, 명동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케이블카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고
오후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올라오는 사람들도 엄청 많다.
내려가는 길에 진정한 잠두봉 뷰포인트를 만나게 되는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 만큼 꼭 들러 보기를 권한다.

잠두봉 포토 존. 남산 중간쯤 있는데 뷰가 좋다 오랜 시간동안 그 모습 그대로인 시범아파트 단지를 지나
명동에 들러 맛보는 명동교자 칼국수
이제 명동역 바로 앞에 3호점을 오픈했단다.
맛이야 뭐 말 해 뭐해. (전보다 국물에서 살짝 짜장 맛이 나는 거 같긴 하다)

명동의 명물 명동교자 칼국수 달라진 게 있다면, 밥은 이제 인당 한 그릇 고정이고,
앉자 마자 갔다주던 자이리톨 껌이 없어졌고
김치는 각자 떠 먹는 식으로 변했다는 거다.
예전에는 1인 1메뉴가 아녀도 국수 리필이 됐고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일하는 점원 분들이 계속 김치를 리필 해 주고
밥을 권하고 했는데,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
나이가 먹어 양이 준 내게 있어, 가격은 크게 안 오르고
서비스가 좀 바뀐 것이 충분히 바람직한 것이지만
그래도 예전 생각에 아쉬워 지는 것은 사실이다.
가을을 지나는 길목에서 찾은 남산 단풍여행.
내게 있어 그것은 지난 시간과 작게나마 조우하는 타임캡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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